"20분내 감염 확인" 수출길 열리는 韓 코로나 진단키트

입력 2020-03-04 17:18   수정 2020-03-05 02:28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진단기업들이 더 빠르고 정확한 진단키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긴급사용승인을 기다리는 업체만 30여 곳에 이른다. 코로나19가 세계로 퍼지고 있어서 수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0분 만에 결과 확인

질병관리본부가 가장 먼저 긴급사용승인을 내준 업체는 코젠바이오텍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키트는 RT-PCR로 코로나19를 진단한다. 기존 검사법(판코로나바이러스검사법)은 환자의 검체에서 찾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이미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 염기서열과 일일이 대조해 변종 여부를 확인한다. 절차가 복잡하고 검사시간이 24시간 이상 걸린다.

RT-PCR은 코로나19에서만 나타나는 특정 유전자를 증폭시켜 더 효율적으로 진단한다. 소요 시간은 6시간 이내다. 지금까지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씨젠, 솔젠트, SD바이오센서 등의 제품도 증폭하는 유전자 종류는 일부 다르지만 동일한 원리로 작동한다.

RT-PCR을 더 개선한 곳도 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검체에서 유전자를 추출·증폭하는 방식을 효율화하고 장비를 소형화했다. 기존 장비의 무게가 30㎏이 넘는 데 비해 이 회사 제품은 4㎏ 정도로 가벼워 응급현장에 설치해놓고 사용할 수 있다. 기존 RT-PCR은 현장에서 얻은 검체를 검사기관에 보내 진단한다. 그만큼 검사 결과가 늦을 수밖에 없다. 김성우 미코바이오메드 대표는 “공항, 항만, 선별진료소 등 현장에서 바로 진단하면 1시간 안에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람바이오시스템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증폭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존 제품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회사 관계자는 “범용 장비를 사용해 검사해도 50분 안에 결과를 알 수 있다”며 “전용 장비를 쓰면 21분 안에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수출 움직임 활발

항체와 항원이 결합하는 원리를 이용한 면역진단키트도 개발됐다. 면역진단은 분자진단에 비해 정확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결과를 빨리 확인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피씨엘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10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간편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감염자의 검체를 키트에 떨어뜨리면 검체에 들어 있는 바이러스 항원과 키트의 항체가 결합하면서 감염 여부를 표시한다. 임신 진단키트와 같은 원리다. 바디텍메드도 면역진단키트를 개발 중이다. 당초 질본은 분자진단키트만 긴급사용승인 대상으로 공고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면역진단키트도 긴급사용승인 적용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업체들은 수출도 추진 중이다. 씨젠은 독일, 이탈리아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씨젠 관계자는 “캐나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베트남 등 각지에 제품 평가를 위한 샘플을 보냈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유럽 CE인증을 받은 솔젠트는 중동, 유럽, 동남아시아 등 20여 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RT-PCR 진단키트 수출허가를 받은 피씨엘도 수출 계약을 협의 중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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